선물 받았다 : 딥티크 수딩 립 밤 이래저래 살며

친구놈이 내민 것은 굉장히 익숙한 새하얗고 쬐그만 쇼핑백이었다.
솔직히 좀 의심(..) 스러웠다. 오늘 만난 것은 월례행사지만 이번에는 네놈들(..) 생일이었다는 이유도 있는 건데.
선물을 받는 건 내가 아니라 너 아니었냐, 하는 기분이었달까. 그랬더니 그녀 曰,

" 아니, 새로 나왔다는데 내가 굉장히 궁금하더라고. 그래서 한 번 댁이 먼저 좀 써보라고. "

..... ㅡㅡ;
그렇게 궁금하면 직접 써보면 될 것을 일종의 임상실험(..)인 게냐. 하지만 이런 임상실험은 그저 감사할 뿐일세.
도대체 내용물이 뭔지 궁금한데 절대 가르쳐주지 않더라. 그리고 그 앞에서 펴보는 건 쬠 쑥스러워서(..) 집까지 들고 와서 지금 펴봤다네.

익숙하지만 그 익숙함 때문에 더더욱 설레게 하는 쇼핑백이다. 딥티크, 굉장히 좋아하거든.
더불어 최대한 책상위의 번잡함을 은폐하기 위한 노력이 깃든 사진이다(..)

그런데 정작 포장된 놈은 요렇게 핑크핑크한 작은 박스였다. 항상 흑백의 이미지인 딥티크스럽지 않은 샤방함.
.....어쩌면 오는 3월 14일 때문일 지도, 라는 의심이 무럭무럭일 정도로 핑크핑크했다.
포장지를 뜯어보자.

이제야 나왔다, 익숙한 흑백의 이미지. 그런데 여기까지 와도 도대체 놈의 정체를 모르겠다.
언제나 그 제품을 상징하곤 하는 저 이미지는..개양귀비, 혹은 아네모네 같은데..뭘까나.

아, 여기까지 오니까 정체를 알겠네. Soothing Lip Balm, 하하.
난 색조화장을 잘 안해서(사실은 아직까지 색조화장에 능숙하지 못해서 & 귀찮아서(..)) 보이는 화장이 진하지 못하다.
그래서 그런지 그다지 색조에 부담이 없는 립밤은 내 주변 분들이 굉장히 많이들 챙겨주는 아이템 중 하나다. 지금 쓰고 있는 것은 프레시의 슈가 로제 제품인데 이게 끝자락을 보이고 있는 거라. 그래서 아, 이제 슬슬 하나 직접 구해야 하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리 챙겨주다니 그저 고마울 뿐이네.
더불어 Art of body care 라니. 표현도 예술이다.

박스 안에 있던 브로셔 하나. L'art du soin은 딥티크의 바디케어 라인이라고 알고 있는데. 제대로 써본 적은 없지만.

그리고 다소곳이 들어있는 요놈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립밤 되시겠다.
일단 참 딥티크 다운 케이스구나, 라는 생각이 퍼뜩.
그런데 딥티크의 립밤이면 어떤 향기일까, 그 궁금증이 먼저 앞선다.

아래쪽에 있는 제품설명(..) 부분. 8g에 유통기한이 6개월밖에 되지 않으니 빨리 써야할 듯.
열어보자.

뚜껑을 열었지만 의외로 딥티크 답지 않게 향기가 화악 올라오지 않아 언뜻 읭? 했었다.
하긴, 립제품 향기가 강할 리가 없지, 라는 생각에 코끝을 대보니..뭐냐, 이 희미한 달콤함은.
입술에 바르는 제품인데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꽃향기는 왠지 익숙한 달콤함이다.
그런데 퍼억 떠서(..) 바르기에는 괜시리 아까운 기분에 손가락 끝으로 살짝 찍어 입술에 발라봤다.
.....아, 알겠다, 5월 말쯤 밤길을 걷다보면 느껴지곤 하는 그 기분 좋은 달콤함과 비슷하다. .....아카시아?
비슷하지만 그것보다는 살짝 풋풋한 달콤함인 것 같은데..안에 들어있는 내지를 보니 정체를 알겠다. 역시나 딥티크 답게 제품 바깥쪽에 있는 이미지가 설명해주는 게 맞았다. Poppy..양귀비. 저 꽃그림을 보고 양귀비? 했었는데 맞았네.
Opium poppy와는 다르니 양귀비라고 하기 보다는 개양귀비라고 해야 하나. 그 poppy를 굉장히 좋아해서 이 계절에 잠깐 나오는 그놈을 사들고 오거나 여행갔을 때 Botanic garden 등에서 꼭 한 번 더 확인하곤 하는데도 이런 향기를 느낀 적은 없었다, 라는 기분도 잠깐, 입술에 매끄럽게 퍼진 은은한 달콤함이 참 마음에 든다.
왠지 굉~장히 여성스러움이 증폭 & 충만한 것 같은 그런 기분? 하.하.하.

그래서 내 딥티크 컬렉션(..달랑 세 개면서 뭔 컬렉션(..))에 또 하나가 추가되었네.
가장 만만하게 사용하는 롬브르단로, 날씨가 따뜻해지면 자주 손이 가는 오예도, 그리고 양귀비꽃 향기의 립밤.
그리고 현재, 왠지 갖고 싶은 딥티크 향수가 2개 더 추가된 상황.

포장되어 있었던 핑크핑크 리본을 따로 빼 놓은 난 소녀스러운 감성의 소유자가 맞아, 음.
.....친구놈들은 이 말을 들으면 기함하겠지만, 고연 놈들. 더불어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인사 한 줄.

" 친구야, 고마버. 덕분에 이 봄에는 입술에서 양귀비꽃 향기가 폴폴 나는 여인네로 재탄생 하겠다.
물론 그 향기는 나 혼자 즐길 수 밖에 없지만(..) 우얐든 맛있게 먹으마.
더불어 이런 임상실험은 대환영이니 필요하면 언제나 부탁해요, 하.하.하 ^,.^a "


P.S : 덕분에 나와는 그다지 상관없는 패션&뷰티 밸리에도 오랜만에 한 번 글을 띄워보는구나. 신기한 일일세.

덧글

  • 푸른별출장자 2012/03/11 17:20 #

    양귀비 꽃 참 좋죠.
    유럽 들판에서 무리지어 피어있는 양귀비를 보면 얼마나 좋던지...
    양귀비 꽃 냄새는 그러고 보니 기억이 안나네요. 사진 찍느라 참 많이 들이댔는데 말이죠.

    아마 꽃봉오리가 벌어 질때 잠깐 나는 향기일 듯 합니다.

    연꽃이 그렇거든요.
    새벽에 연꽃이 활짝 피어날 때 그때 잠깐 어찔하게 스치는 향기
    결코 진하지도 천박하지도 요망스럽지도 않은 그 연꽃 향기처럼요.

    아카시아, 라일락 그리고 연꽃 향을 가장 좋아 합니다.

    다음에는 신경써서 양귀비 꽃냄새를 맡아 봐야 할 것 같네요.
  • der Gaertner 2012/03/17 09:10 #

    아, 들판의 양귀비를 보셨군요!!! 이런 실로 부러운 일이 T_T
    유럽쪽의 2월 아몬드 꽃이랑 5월 양귀비 들판을 보는게 소원 중 하나인데 아직 보지를 못했습니다.
    언젠가 꼭 봐야지, 라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 언제가 언제일지는..꽃은 시기를 맞춰야 하는데 시기 맞추기가 어렵더라구요, 우움. 양귀비는 초봄에 꼭 한다발씩은 사서 꽂곤 하는데 향기를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말씀하시는 대로 꽃봉오리가 터질때에 나는 풋풋한 향기인가..싶긴 합니다만.

    그리고 연꽃..
    역시 향기는 풋풋한 풀향 같은 것 밖에 못 느껴봤습니다. 다 핀 다음의 꽃만 봐서 그런지 말이지요. 말씀하신 것을 들으니 굉장히 멋지네요. 언젠가 한 번, 이라고 이것도 목표상정해 놓아야 할 듯.
    이곳은 이제 슬슬 꽃이 필 시기가 되어갑니다. 집 근처 유치원 정원의 매화가 한 두송이 터진 것을 봤거든요. 잔뜩 기대중입니다, 하하.
  • shalline 2012/03/11 17:46 #

    양귀비는 어떤 냄새인지 참 궁금하네요^^ 상상이 안된다는ㅠ 프레쉬 매장가면 한번
    맡아 봐야겠어요~
  • der Gaertner 2012/03/17 09:11 #

    아, 프레쉬의 립밤은 설탕(..), 장미, 플럼 등이 있구요, 이 양귀비 향의 립밤은 딥티크 매장에 가시면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왠지 굉장히 낭만적이더라구요, 양귀비꽃향, 하니까요 ^^;;;
  • shalline 2012/03/18 18:45 #

    부....끄러워 도대체 프레쉬는.. ㅋㅋ
    어디서ㅠ 죄송해요 ////
  • 키르난 2012/03/14 08:22 #

    개양귀비 향은 제대로 붙잡고 맡아본적이 없어서 저도 상상이 안됩니다. 달큰하고 아카시아 비슷하다니 조금 발랄한 초여름의 느낌?
    그나저나;; 전 립밤 쓰긴 쓰지만 벌서 2년 가까이 붙들고 있는데도 끝이 안보입니다. 우어..;ㅂ; 유통기한 넘었겠지만 그냥 괜찮으려니 생각하고 있어요.; 아직 무탈하니 말입니다.
  • der Gaertner 2012/03/17 09:13 #

    아카시아향은 친구한테 설명한 점원이 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카시아? 라고 맡아봤는데 그것과는 좀 달랐어요. 그보다는 달달함이 적었고..확실히 풋풋한 풀향이 더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유통기한 지난 립밤은 버리심이;;;;;
    저도 유통기한 지난 화장품은 무척 많습니다만(화장을 그다지 진하게 못해서;;;) 립밤은 가능한한 유통기한 내에 소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먹잖아요, 걔는(..)
  • 카이º 2012/03/17 21:12 #

    오.. .양귀비의 향이라?
    그러고보니 한번도 못맡아본 향인데 참 괜찮아 보입니다
    딥터크라는 브랜드도 처음 들어봤어요~
    굉장히 고급그러운 느낌인데요?
  • der Gaertner 2012/03/18 12:34 #

    딥디크는 일반적인 화장품 브랜드가 아니라 걍 향수 & 그 향수를 응용한 바디용품, 룸 스프레이나 향초같은 것을 생산하는 좀 특화된 업체라 국내에서는 좀 덜 알려진 인상이 있지요. 그런데 아는 사람들은 또 다 아는, 그런 기분이랄까요 ^^;
    좋아해요, 딥티크, 흐흐.
  • 2012/03/18 21:0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der Gaertner 2012/03/18 21:21 #

    블로그 비공개 설정..시도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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