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네 선물을 사다 & 향수 이야기 이래저래 살며

1.
뭐, 남정네 선물이라고 하기에도 그렇지만.
지금까지 PT 를 봐주고 계시던 트레이너 선생님과 내일 부로 쫑(..)이다.
내 이번 차수가 끝인 이유도 있지만 이번을 마지막으로 독립을 하신다는 말을 들은 것이 약 한 달 전, 그냥저냥 다니다가 바로 내일이 마지막 날이라네. 그래서 사실 좀 고민을 했다, 작은 선물이라도 드려야 할 것이냐, 어쩔 것이냐.

좀 그런가, 싶기는 했지만 신세를 진 바가 많아서, 더불어 요 1년 동안 이변이 없는 한(ex. 교통사고) 1주일에 꼬박꼬박 3번, 1시간 씩 본 인연은 만만하지 않다, 라는 생각에 뭔가 작은 것이라도 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친구놈들한테 어떻냐, 했더니 작은 것이라면..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고. 그랬더니 이번에는 뭘 해야 할 것이냐, 라는 장해물을 맞이해 버렸다. 1주일에 3번, 꼬박꼬박 1시간씩이라고는 해도 운동복만 입고 운동화만 신고 만나던 사이니 기호나 그런 것을 알리가 있나(..) 게다가 친오래비 생일선물도 슈레더 같은 것으로 하는 생활 밀착형 1인이 바로 난데.
그래서 걍 향수로 낙찰. 그리고 그 향수는 당연히 딥티크의 오에도로. 물론 이유는 있다.

난 출근시 방을 떠나기 직전 성의없이 향수를 뿌린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까지 그것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는다.
사실 주로 뿌리는 향수의 향이 오~~~래 간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대부분 오 드 뚜알렛이니)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나한테서 향기가 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려서. 당연히 향이 날라가는 것도 있고. 그렇게 살고 있는데 두어번, 운동을 하는 도중에 선생님이 문득 물어본 적이 있었다. 실례지만 뿌리는 향수 이름이 뭐냐고, 좋다고. 하루종일 잊고 살다가 그 질문에 킁킁거려 봐도 그다지 향기는 나지 않아 허어, 싶었다. 아마 그때 향기가 딥티크의 롬브르 단 로였던 것 같은데.
.....아무리 그래도 남정네한테 롬브르 단 로를 선물해줄 수는 없지. 유니섹스 끼(..)가 좀 있다고 하더라도 탑노트가 엄연히 불가리안 로즈인데. 그래서 만만한 오에도로. 나도 가지고 있지만 이건 남정네들도 충분히 쓸 수 있는 정도의 유니섹스 향수고 그 누구더라..어떤 남정네 연예인이 이 오에도를 쓴다고 들어서.

그래서 오늘 퇴근하다가 사들고 들어온 놈. 딥티크 오에도.
지난 늦봄인가 초여름부터 병이 바뀌기 시작했는데 당연히 바뀐 놈으로.
내일 잊지 말고 가져가야지. 마음에 들어해주셨으면 좋겠지만 마음에 안 들어하더라도 어쩔 수 없지(..)
1년 동안 감사했습니다, 선생님. .....면전에서는 말 못하니 이곳에서 스리슬쩍 인사 투척.

이건 샘플로 받은 필로시코스. 요건 내가 꿀꺽. 용량은 병아리 눈물만큼.
딥티크에서 가장 많이 나가는 향수라는데 희한하게 난 이놈이 없다. 그래서 처음에 점원이 오에도 샘플로 주려는 것을 그건 가지고 있다고 하며 필로시코스를 달라고 했지. 대체 어떤 놈이기에 가장 많이 나가는가 좀 궁금. 무화과라는 과일은 그다지 안 좋아하지만. 과일이 아니라 무화과 나무 & 잎이니 좀 다른가.

그리고 이건 내가 쓰고 있는 오에도. 과일도 그렇지만 향수에서는 더더욱 시트러스 향을 좋아해서.
내 시트러스 계열의 처음은 겔랑의 빵쁠륀느였지만 마지막은 오에도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다만 이놈은 지속력이 너무 없어서 좀 아쉬울 뿐. 그래도 프레시의 향수들 보다는 지속력이 나을라나.



2.
쓰고있던 롬브르 단 로가 밑바닥의 밑바닥이다. 참, 알뜰하게도 썼네.
다른, 개봉되어 있는 향수도 꽤 되는데 뭔가 새로운 것을 뜯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희한하지, 향수를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는데 가지고 있는 것은 꽤 되니. 이건 화장(특히나 색조화장;;;)에 유난히 약한 내 꼴(..)에 사람들이 선물할 것이 없으면 향수나 목욕용품을 선물하기 때문이라고 혼자 짐작중. 그 와중에 내가 사놓은 것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새삼 꺼내봤다.

딥티크 3총사(..) 몇 년 전부터 딥티크에 재미를 들려서.
어느 놈을 뜯어볼까나 혼자 망상중이다.

또다시 롬브르 단 로?

● 탑 노트  : 블가리안 장미
● 하트 노트 : 블랙 커런트 잎 (까막까치밥나무 잎)
● 베이스 노트 : 앰버

롬브르 단 로는 나에게 꽃향기가 주인 향수를 내 손으로 사 뿌리게 한 최초의 놈이다.
원래 만만하게 시트러스 계열이나 풀쪼가리 냄새(..) 나는 놈들만 뿌려댔었는데 무려 불가리안 로즈라니, 오오오.
그래도 꽃 꽃 꽃 하는 꽃향이 아니라 좋아한다.

오 로즈. 라벨에서 보여지는 것과 같이 장미 장미 장미.

● 탑노트: 베르가못, 블랙커런트, 리치
● 하트노트: 센티폴리아 장미, 터키 장미, 제라늄, 헤디온
● 베이스노트: 머스크, 세더, 꿀

롬브르 단 로보다는 좀 더 달콤한 장미향. 베이스노트에는 무려 꿀!!!이라고 적혀 있을 정도니.
그래도 머리 아프게 하는 장미향은 아닌 듯 하고. .....사실 이놈은 직접 뿌린다기 보다는 왠지 가지고 싶어서 쟁여놨던 놈. 예전에도 한 번 말한 것 같은데, 장미라는 꽃에 대한 로망이랄까나(..) http://gesang.egloos.com/4228852 --> 요놈 참조하시면 되겠고.
장미 장미한 향기 같은데 의외로 머리 아프게, 혹은 코끝이 저릴 정도의 달달한 장미향은 아니다. 혹자는 롬브르 단 로는 밤의 장미 향기가 나고 오드로즈는 새벽장미 향이 난다는데 그렇게 시적인 표현력에 난 약할 뿐이고(..)
이놈을 뜯으면 어떨까 싶기도 하고.

아니면 오 드 리에.

● 탑 노트  : 아이비, 시클라멘
● 하트 노트 : 제라늄, 후추열매
● 베이스 노트 : 용연향, 팔리산더 나무, 머스크

무려 아이비, 담쟁이라니 재미있지 않아? ㅎㅎㅎ
풀향기다, 풀향기. 좋아하는 풀향기 계열. 아직 오래 써보지는 않았지만 향 & 인상이 마음에 들어서 쟁여놓은 놈이었는데 지금 보니 베이스노트에 머스크라. .....머스크는 그다지 나랑 안 친한데.

우얐든 쓰고 있는 롬브르 단 로가 땡치면 뭘 열어볼까 고민중.
앞으로 추운계절이 오니 또다시 롬브르 단 로..를 열 가능성이 가장 많겠지만 좀 재미가 없어서.
그래도 장미장미는 기분상 봄, 담쟁이는 기분상 여름이 어울릴 것 같지 않아?
어떨까 모르겠다.

아, 오늘 백화점 가서 롬브르 단 로의 오드퍼퓸을 드디어 봤다.
뜯지도 않은 오드뚜알렛이 떠억하니 집에 한 병 있는데 왠지 가지고 싶은 욕구가 무럭무럭.
이건 정말 실생할에 사용하려는 게 아니라 걍 콜렉터인 것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렇잖아, 향수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데 가지고는 싶다, 라니. 이런 웃기는 욕심이 어디있어.



3.
그리고 이 글은 1주일에 한 번, 토요일날 꼴랑 케이크 글 올리고 땡치는 게으름을 좀 타파해보기 위한 게으른 자의 몸부림이다. 일기까지는 아니더라도 1주일에 이틀 정도는 자취를 남겨보자, 좀, 하는 기분으로.
이제 날씨도 좀 선선해 졌으니 고만 좀 늘어지라고. 아, 그리고 날씨도 선선해졌으니 먹는 것도 좀 줄이고(..)
절대 전문적인 글은 못되지만 오랜만에 다른 밸리로 발행해 봐야지, 재미있다;;;

덧글

  • 푸른별출장자 2012/09/07 00:57 #

    오늘은 이상하게 주제가 중복되네요.

    마시는 장미차와 꽃사진

    그리고 향수...

    기름 냄새와 케미칼 타는 냄새(반도체 방전및 파괴 시험으로 에폭시 많이 태우고 삽니다...) 아니면 구질구질한 땀냄새가 베이스인지라...
    요즘은 모기잡는 졸 냄새까지 추가요...

    짙은 사향이나 장미계통 향수는 질색이지만 (알러지가 있는지 그 냄새만 맡으면 재채기에 두통이...)
    라일락이나 시트러스 계열 향수의 가볍게 스치는 냄새는 참 사랑스럽지요.

    그래도 제일 좋은 향기는 새벽녘 연꽃 필 때 퍼지는 그 냄새 그리고 아카시아 냄새라는...
  • der Gaertner 2012/09/08 11:40 #

    안 그래도 이 포스팅 띡 올려놨는데 출장자님께서 장미차 & 장미에 대한 글을 올리셨더라구요. 그래서 반가운 마음에 우다다다 댓글 달아버렸네요 ^^;;;
    으으으..에폭시 태우는 냄새에 모기잡는 졸 냄새라..건강에도 안 좋으실텐데 말입니다.

    저도 사향은 안 친하고(..) 장미향도 그다지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저 장미들은 장미장미 향이 아니라 의외로 좋게 느껴지더라구요. 역시 부담없는 건 시트러스 쪽이죠.
    저번에도 말씀하신 새벽녘 연꽃의 향기..는 아직 못 느껴봤습니다, 흐으으.
    그리고 아카시아 향기 굉장히 좋아하는데..향수로 뿌리기에는 너무 달콤할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ㅎㅎ 역시 가장 좋은 건 자연에서 자연스레 나는 향기들 같아요.
  • 삼별초 2012/09/07 01:13 #

    선생님이 이글을 보실지는 모르겠지만 (…)
    확실히 뭐랄까 이성끼리 가벼운 선물을 하는것도 어렵더군요
    생각을 해서 선물을 하면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고 -_-
  • der Gaertner 2012/09/08 11:24 #

    그죠, 아무래도 그것 때문에 어떨까 싶었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이 글을 보실지도 모르겠지만, 이라는 말씀이 움찔. 다른 것도 아니라 선생님이 이곳을 보게 된다면 지금까지 먹어치운 걸 보고 분노하실 지도;;; 라는 걱정이 더 큽니다, 헉. 저 같으면 배신감 느낄 것 같아요;;;;;
  • 2012/09/07 01:5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09/08 11:2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키르난 2012/09/07 09:06 #

    전 록시땅 장미향을 선호하는데, 이전에 쓰던 네롤리로즈가 단종되어 새로 나온 장미향을 샀더니 이건 좀 시원한 향이라..;ㅂ; 달달한 이전향과는 다르더군요. 그러다 이걸 큰 용량으로 선물받아서 쓰고는 있는데 올 여름 새로 나온 장미향이 더 취향이라는 함정이..OTL
    이것도 장미향이라니 조금 궁금합니다.
  • der Gaertner 2012/09/08 11:22 #

    엇, 달달한 쪽이라면 롬브르 단 로보다는 오 로즈 추천이요.
    장미장미 하지만 뭐랄까..폴스미스의 완벽 장미장미 향수와는 좀 다르구요..음, 딥티크는 향 자체가 좀 독특해서 좋아합니다.
    저도 록시땅 장미, 고체향수로 하나 있네요ㅎㅎ 왠지 장미향은 뿌리거나 발랐을 때 스스로가 굉장히 여성스러워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좀 업되요 ^^;;; 하고 다니는 행색은 우중충해도(..)
  • 2012/09/07 09:2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09/08 11:2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09/07 23:5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09/08 11:1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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