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 키리쉬 쇼콜라 케이크 이것저것 먹으며


" 어째 케이크 고르기가 애매하냐 ㅡㅡ;;; "
라고 친구놈이 말했다. 거기에 대한 내 응수는 " 그러게 내가 그랬잖여 ㅡㅡ;;; "
현x 판교점 지하매장은 케이크 가져오기가 좀 애매하다. 뭐, 내 취향 한정이긴 하지만 케이크를 믿고 가져올 수 있는 곳은 몽x클레르와 사x베스 2곳 밖에 없고 그 밖에는 애매하지 않으면 눈길도 안 주는 매장 (ex. 도x도x;) 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앞의 두 매장은 신제품이 나오는 주기도 참으로 거식..
그 애매함이 홀사이즈 케이크가 되면 극대화된다. 요즘은 기본이 쁘띠갸토고 홀사이즈는 예약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흠.
어제 현x 판교점에서 먹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는 친구노마의 말에 퇴근후 만났다가 그곳에서 케이크까지 해결하기 위해 매장을 몇 번이나 돌았는지. 그러다가 결국 가져온 것이 나폴레옹 베이커리의 키리쉬 쇼콜라라니...좀 허탈.

나폴레옹의 옛날 빵들은 좋아하는 것이 꽤 있는데 케이크는 상대적으로 가져온 적이 별로 없다.
매장에서 먹어본 기억 & 시각적으로 확 당기거나 독특하다 생각하기 보다는 무난하다..라는 인상이라.
그래도 이름값(..)이 있으려니만큼 기본은 되겠지, 라는 생각 & 무난하게 맛있다, 라는 평이 나올만한 품목 & 타임세일(..)의 버프로 고른 놈이 바로 키리쉬 쇼콜라. 비슷한 놈을 다른 이름으로 슈바르츠밸더 (슈바르츠발트), 포레누아, 포레스타네로, 블랙포레스트 등으로 지칭하곤 하는 바로 그 놈이다.

오랜만입니다, 나폴레옹의 레이블. 1968년부터 있었단다.
이런 박스를 열어보면,

이놈이 바로 나폴레옹 베이커리 (나폴레옹 과자점이던가;)의 키리쉬 쇼콜라 케이크다.
한눈에도 익숙한 조합이시죠?ㅎㅎ 초콜렛, 생크림, 그리고 이런 놈들의 가장 큰 특징인 아마레나 체리.
오리지널은 흰 생크림이 아니라 초콜렛 생크림이라는 설이 있던데 국내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이런 놈들은 흰생크림을 사용한다. 초콜렛 생크림이었던 놈을 먹어본 건 한 손에 꼽을 듯.

상단 데코레이션은 요렇게.
초콜렛 우드드드드드드드 위에 살포시 얹은 체리 여섯 개, 가운데에 흰 생크림을 한 점 올리고 그 위에 금박 & 먹지도 못하는 어떤 식물의 이파리.
재미있는 건 저 금박이었다. 내가 몇 번이나 매장을 돌며 케이크를 고르는 것을 본 나폴레옹 매장의 점원 A 님, 왜 맛있고 훌륭한 자기네 매장의 케이크를 선뜻 선택하지 않는지 답답해하셨다. 그분이 종내는 " 비싸서 그래요? " 라고 물으시더라. 옆에 있던 친구놈이 " 그건 아니구요 ^^;;; " 라고 대신 대답하니 점원 A께서는 이 케이크의 장점을 마구마구 설명하시기 시작하셨고. 그러다가 화룡점정을 찍으셨으니,
" 이런 금박을 올린 건 우리 밖에 없어요. 워낙 고급이라!!! "

.....읭? ㅡㅡa
그 말에 죽기 직전도 아닌 내 머리에 주마등처럼 과거의 케이크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 그래? 금박 올린 케이크들은 나폴레옹 밖에 없었어?;;; 그건 아녔던 거 같은데;;;;;
옆에 있던 친구놈이 웃으면서 대꾸했다. " 에이, 그건 아니죠 ^^;;; " 그런 친구놈의 대꾸에 점원 A는 맞다고, 금박은 나폴레옹 밖에 안 올린다고 몇 번이나 강조를 하시자 드디어 친구놈이 마침표를 찍었다. " (날 가리키며) 저기, 이 사람 취미가 1주일에 한 번 홀케이크 먹는 거에요 ^^; "

이노무시키가 ㅡ"ㅡ
단번에 내 취미를 1주일에 한 번 이따시만한 케이크 퍼먹는 것으로 만들어 버린 놈의 행태라니. 뭐하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뭣하다는 말이 떠오른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 말이 좀 유효했는지 날 보는 점원 A님의 시선이 좀 묘해지긴 했지만 " 이 백화점 매장에 있는 케이크 중에서는 나폴레옹 밖에 없다는 얘기에요.. " 라고 한 발 뒤로 빼시더라.
어쨌든 그렇게 대단한 금박이라는 겁니다, 여러부운(..)

우얐든 사이즈는 요 정도. .....요렇게 보니 딱 CD 케이스 정도 사이즈네.
그럼 단면, 단면을 봅세다.

네 겹의 얄팍한 초콜렛 시트와 사이사이의 얄팍한 생크림, 중간에 단 한 층 좀 두껍게 생크림이 들어가 있고 그 사이에 아마레나 체리가 우드드드. 체리의 양은 아쉽지 않을 정도긴 한데...시트를 쌓을 때의 문제였는지, 아니면 다른 어떤 문제였는지 케이크가 살짝 한 쪽으로 기울었다. 이거시 바로 피사의 사"빵" 스타일.

이런 놈을 오늘의 커피와 함께 먹어주는 거지. 오늘의 원두는 월화수목금토일의 코스타리카 따라주.
그리고 저놈의 맛은 어떤고 하니.

말 그대로 무난하게, 부담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초콜렛 케이크ㅇㅇ
일반적으로 좋아들 하시는 건 딸기 생크림 케이크라는 걸 안다. 그게 가장 무난하기도 할 거고.
그런데 난 딸기 생크림 케이크는 많이 흔하기도 하고..좀 재미없는 인상에 축하용 케이크로 추천할만한 건 이놈 계열 (키리쉬 or 슈바르츠발트 or 포레누아 or 포레스타네라 or 블랙포레스트.. ) 을 꼽는다. 심하게 엉망으로 만드는 곳 아닌 다음에야 평균은 되는 맛 & 모양이거든.

나폴레옹의 키리쉬 쇼콜라는 그런 평균 이상은 되는 맛이었다.
부드럽고 촉촉한 시트는 진하다기 보다는 은은한 초콜렛 맛이 배어나오고 우유향 & 맛이 가득인 생크림은 입안에 남는 뭣한 질감이 그닥 안 느껴진다. 그런 무난함에 포인트를 주는 상큼한 체리와 진하지만 좀 덜 단 초콜렛이라니. 전체적으로 단 맛이 강하지 않고 밸런스도 괜찮았고ㅇㅇ

남녀노소 취향 그다지 따지지 않고 맛있게 드실 수 있는 케이크로 추천.
초콜렛을 그다지 안 좋아하시는 분들께도 나쁘지 않을 듯. 시트가 꾸덕하고 진한 초콜렛 시트가 아니라 퐁신한 놈이라 초콜렛의 맛이 확 부각되지 않거든. 그런 이유로 어르신들께서도 저어하지 않으실 듯 하다.



P.S.

아무래도 케이크 종류를 좀 바꿔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는 홀사이즈 케이크를 위주로 가져왔는데 앞으로는 쁘띠갸토들을 섭렵해봐야 할 듯.
.....괜찮은 홀사이즈 케이크 만나기가 이렇게 어려워서야;;;;;
아니면 생활권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건데. 그건 게으름 만땅인 1인으로서는 아직은 좀 힘들 것 같다(..)


덧글

  • 커피마시는니나 2017/05/20 11:15 #

    ㅎㅎ 직원의 자만이 좀 지나쳤네요
  • der Gaertner 2017/05/21 11:18 #

    의욕이 넘치시는구나, 싶었습니다. 연세가 좀 있으신 분이었는데 그런 의욕은 좋기도 했어요 ^^;;;
  • 2017/05/20 23:2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05/21 11:1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