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미식회에 나왔다던 떡볶이를 먹어봤다 이것저것 먹으며

아무 생각 없던 내게 이런 집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 것은 트레이너 선생님(..)이었다.
운동하는 동안 약 60%는 영화 & 먹는 야그하는 사이인데 어느날 그러는 거다. 수요미식회에 나왔다던 떡볶이를 먹으러 갈 거라고, 먹어보고 싶다고. 그 말에 선생님, 저번에 떡볶이 야그 할 때 몸에 안 좋다고, 먹지 말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껴? 했더니 그 분 曰,

" 관리하셔야 하는 회원님은 드시면 안 되지만 전 먹어도 됩니다 ^^ "

이런 말을 듣고 녜, 그렇습니까, 하고 고분고분 넘어갈 내가 아니지 ㅡ"ㅡ
그래, 나 살이 좀 올라서 관리 들어가야 했던 1인이다!!! 하지만 그걸 그리 콕 집어 야그해야겠냐!!! 게다가 그곳은 과거 내 나와바리(..) 한가운데가 아니더냐!!! 그러니 내가 먼저 가봐야겠다!!! --> 이런, 당연한 의식의 흐름에 따라 친구놈을 부추겨 어느 일요일 푸르르르 갔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일요일은 폐점한다는 사실을 체크도 하지 못했다네(..) 그래서 그날은 불발. 절치부심 끝에 금욜 퇴근후에 후욱 달려가봤다. 당시 기분은 그 대단하다던 떡볶이를 먹어보고 싶은 욕구 반 + 포동포동 살 오른 난 먹으면 안 된다던 선생님보다 먼저 먹어버리고 말테다!!! --> 요런 기분 반이었다. 쓰고 나니 세상 살면서 절치부심할 일 참 없다, 라는 생각이 들긴 한다.
아, 해당 상호명은 " 덕자네 방앗간 ", 강남 교보문고 바로 뒷골목에 위치하고 있음요ㅇㅇ

결론적으로 어제 퇴근후, 7시 좀 전에 도착했는데 한 테이블 정도 기다렸다가 겨우 입장 가능했음.
문제는 그것도 아슬아슬했다는 거. 입장의 문제가 아니라 떡을 직접 뽑아 떡볶이를 만든다는 업장의 특성상 떡이 떨어지면 마감을 한다는 사실이었다. 뭘 시킬까, 하다가 양이 많아보이지 않아 두 사람이 떡볶이 2인분에 야채비빔만두인가를 하나 주문했는데 떡볶이는 우리 이후 3인분까지만 주문을 받고 마감하더라.
그렇게 나온 놈.

이게 문제(..)의 떡볶이. 1인분이다.
이렇게 보면 양 참 적다, 할 수 있는데 저게 일반적인 떡볶이 떡이 아니라 가래떡이더라. 1인분당 굵은 가래떡 한 줄 쓰는 기분이었고 2인분을 주문했는데 1인분씩 따로 나왔다. 내용물은 가래떡 & 대파가 전부에 그 위에 기분이라도 전환시켜 주려는 듯 한 스쿱 올려진 매쉬드 포테이토가 끝.

떡볶이 양념 자체는 별 다를 게 없는 고추장 양념이었다. 멸치 등등의 다시 냄새가 과도한 것도 아니고 심히 달달하거나 심히 칼칼하지도 않았고. 적당히 달달하게, 적당히 점도가 있고, 많이 텁텁하지 않은 정도.
그런 이곳 떡볶이의 핵심은 떡이더만ㅇㅇ 하루에 두 번 가래떡을 직접 뽑아 떡볶이를 한다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전문적으로 아는 바가 없다. 그런데 먹어본 이곳의 떡은 다른 곳의 쌀떡과는 좀 다르긴 했다.

난 사먹는 쌀떡볶이를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는다. 흔히 보는 쌀떡볶이는 주야장천 오래 끓여 떡이 풀어지면서 떡은 흐늘, 국물의 점도는 후욱 올라가 텁텁해지기 일쑤라. 그런데 이곳의 떡은 아주 탱글 & 쫀득하다. 씹었을 때 쫄깃한 떡 안쪽의 새하얀 색깔이 완연하다. 즉 소스에 오~~~래 끓이지 않았는지 안까지 소스가 배어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알맞는 점도의 소스가 떡 바깥쪽에 적당히 묻어 간이 딱 맞는다. 아, 정말 "쌀"떡볶이를 먹는구나, 싶은 기분 만땅이다. 함께 들어간 건 굵게 썬 대파가 전부. 익은 대파는 언제나 맛있지요ㅇㅇ 그 위에 작게 한 스쿱 올라간 으깬감자(..샐러드라 하기에는 걍 감자뿐이라..)가 신의 한수였던 듯. 맵다, 싶을 때 한 입 먹어주면 좋더라.
그리고 쌀로 뽑은 가래떡 한 줄기의 힘이란. 양 적다 생각했는데 저거 먹고 배 터지는 줄 알았음요.

함께 주문했던 야채비빔만두.
경상도 지역에서 많이 먹는 만두라고 했던가. 쫄면에서 면 뺀 매콤한 야채 버물버물한 놈을 속이 거의 안 들어간 저 얄팍한 만두피 같은 놈으로 싸먹는 기분이었다. 먹어본 건 처음이었는데 나쁘지는 않았으나 아, 맛있다, 도 아녔고. 1) 만두라는 놈들이 너무 들러붙어서 떼어 먹는 게 힘들었고, 2) 고추장 양념 떡볶이를 먹었는데 또다시 고추장 양념으로 버무린 놈을 먹었다는 선택 미스도 한 몫 했다ㅇㅇ

쌀떡볶이 좋아하시는 분들께서는 한 번 가보셔도 괜찮을 것 같다. 집 밖에서 먹어본 쌀떡볶이 중에서 떡이 인상깊었던 놈으로 기억에 남을 듯 하다.
다만 일요일은 문을 열지 않고, 떡이 떨어지면 그날 떡볶이 판매는 끝! 이라는 걸 기억하셔야 할 것 같고.
아, 주문을 하면 뚱뚱한 탄산음료 한 캔을 주는데 오랜만에 마셔본 환타 오렌지가 입에 짝짝 붙더라ㅎㅎ

덧글

  • 푸른별출장자 2017/06/10 22:52 #

    비빔 만두의 본래 이름은 납작만두 또는 걸베이만두 (거지의 경상도 표현이 걸베이)

    비벼 먹는 만두가 아니고 그냥 고추가 좀 들어 있는 간장에 살짝 찍어 먹는 정도의 음식인데...

    심심하던 경상도 음식들도 어느새 짜고 매운 맛 일색이 되어서 아주 질색입니다.
  • der Gaertner 2017/06/17 11:47 #

    걸베이 만두라는 명칭은 처음 들어봤고(재밌네요ㅎㅎ) 납작만두라는 명칭은 많이 들어봤습니다. 이곳에서도 대구에서 유명한 집의 납작만두를 주문해 내는 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요즘은 경상도 음식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외식용 음식들이 대부분 너무 맵고 달고..맛 자체가 강해지는 것 같더라구요. 우리나라 음식의 역사를 봐도 고춧가루나 설탕이 음식에 들어간 역사가 깊지 않을텐데 이해가 안 갈 정도로요. 다들 살기가 팍팍해서 그런가..라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했을 정도더랍니다(..)
    그런데 경상도 음식이 원래 심심했군요..맛이 강하다는 인상이었는데 신기합니다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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