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이 가을의 자작나무 숲을 겪고 왔다 이곳저곳 다니며

이 계절, 그곳을 간 이유는 단 하나였다. 가을 한가운데의 자작나무 숲을 겪기 위하여.
2년 전의 시베리아에서는 그 가을의 자작나무 숲을 제대로 겪지 못하고 왔었기에 앙금 같은 것이 남아있었던 듯. 찾을 수 있는 제대로 된 정보도 그닥 없고 그만큼 여행객도 많아 보이지 않던 사할린, 관광객이 많은 곳에서 조금 비껴난 그곳을 굳이 찾은 건 그 때문이었다.
가장 가까이에서 온전한 자작나무 숲을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일 듯 하여.
결과적으로 하루 3만보씩 그 숲과 가로수의 도시를 헤매고 다녔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3박 5일이었다고 자평한다.
그 이상을 바라지도 않았지만 그 이상이었던.

호텔 창밖으로 바로 보이던 자작나무 숲. 만추였다.


3박 5일, 온전히 그곳에 있던 건 4일 뿐이었고 그 중 이틀은 완벽하게 비를 맞고 다녔다.
우산을 들고 헤맸던 빗속의 숲도 남달랐다.


내가 그리도 원했던 가을의 자작나무와 그 너머의 하늘.


숲을 헤매다 보면 이런 이름 모를, 꽃만큼이나 예쁜 열매도 보이고

저놈은 오목눈인가, 싶었는데. 우얐든 뾰롱뾰롱 새도 많고.

하늘을 보면 이렇고

땅을 보면 이렇고.
그 와중에 낙엽 치우는 분들이 왜 그리 많아 보이던지.
그분들을 보며 했던 " 이런 곳에서 지금 낙엽을 치운다는 건 낙엽 무한 지옥에 빠진다는 것 아닌가. 왜 굳이 지금;;; " 하는 의문을 지금까지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자작나무 가로수가 주욱 서있는 한적한 길을 걷다 보면,

오래된 목조건물도 보이고.


인구밀도가 유난히 낮은 듯 했던 도시에는 이런 공원이 산재해 있고.

잠시 쉬던 카페의 창밖에서 어린 손녀가 낙엽을 주워 할머니께 한장씩 건네고 있었다.
할머니 손에 한웅큼 쥐여진 낙엽이 꽃 같았지.

여행을 다녀와도 이곳에는 글을 남기지 않았다. 몇 있는 기록은 아주 예전의 기억에서 꺼낸 것들이 대부분. 그런데 이번에는 친구놈의 부추김 때문인가, 아니면 그 숲의 잔상을 남기고 싶은 욕구 때문인지 이런 뜬금없는 짓도 하게 되네.
더불어 회사 복귀한 어제부터 야근 지옥에 빠진 1인이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