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특별한 크리스마스 케이크 : 둘세 이것저것 먹으며

아, 이번 주말 케이크는 크리스마스와 겹칠텐데.
...라는 생각을 했었다.
딱히 크리스마스를 챙기지는 않지만 그게 있는 주의 케이크는 아무래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거든. 그래서 호텔 등등에서 예정된 케이크 들을 둘러보며 흐음...하고 있다가 딱, 이거다! 라고 뜬금없이 결정하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
지난번의 몽 마롱 떼를 찾으러 줄리아르떼를 갔다가 사장님 (..선생님;)이 쇼케이스 안, 마지막 한 조각 남았던 케이크를 서비스로 주신 바 있었다. 그곳의 시그니처 격이며 좋아하시는 거라며. 그래서 케이크를 가져온 날 밤, 저녁을 먹고 그 한조각으로 부모님과 함께 입가심을 하는 찰라.
아, 이거구나. 다음 주말의 케이크는 바로 이놈이야!!! 라고 확정해버렸다는 것.
웃기는 건, 이때는 케이크만 신경썼지 크리스마스요? 그런 건 엄두에도 없었구요~ --> 요런 기분이었고 전화로 크리스마스 같은 언급 없이 뚝딱 예약만 해버렸었네. 그리고 예약했던 케이크를 어제 퇴근 길에 찾아왔는데, 이게 나에게는 특별한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되었다는 거시었던 거시다ㅇㅇ
그래서 이번 주말의 케이크이자 2018 기억에 남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줄리아르떼의 둘세 케이크, 되시겠다.

오늘은 살짝 다른 각도의 레이블을 찍어보기. 줄리아르떼 입니다.
그리고 박스를 열자,

짜잔!!!!!
이실직고 한다. 난 예약시 크리스마스 언급은 1도 안 했었다. 그것에 생각이 미친 건 예약전화 직후였는데 뭐, 어쩌겠어, 라는 기분이었지ㅇㅇ 어차피 둘세라는 케이크가 알록달록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아니었으니, 라는 생각이었고 어차피 주말 케이크니 어때, 라고 자기합리화를 시켰달까.
그런데 박스에서 케이크를 꺼낸 순간, 얘는 내게 뜻밖의 선물을 받은 기분을 선사했다. 정말 그런 기분이었다.
한땀한땀, 말 그대로 한땀한땀 신경써서 만들어졌다, 라는 게 눈에 보이는 내 취향의 케이크는 내게 뜻밖의 선물이 되고도 남더라.

솔직히 별다른 먹거리로 장식된 건 아니다. 크리스마스 피스로 나온 금빛 별 하나를 위에 꽂고 그 아래 금색의 리본(..줄?)을 길이대로 잘라 케이크에 심어서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을 구현했을 뿐. 그리고 가운데에 살짝 금박이 하나.
별 거 아닌지 몰라도 난 지금까지 이런 모양 & 아이디어의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처음 봤다.
저 금색 리본(..줄) 을 만드는 분은 위치를 재서 조심스레 심었겠지ㅇㅇ

그리고 한켠에 꽂힌 줄리아르떼의 종이 레이블. 상단 데코레이션은 이게 전부다.
하지만 옆을 볼까요.

케이크의 옆면 아래, 브론즈빛 아라잔이 빙 둘러져 있었다. 이게 한땀한땀, 이라는 의태어 이외에 뭐가 어울릴까.
정말 사람의 손으로 하나씩 박아넣었다고 할 밖에. 보석같다.

알록달록은 아니지만 충분히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전해주는, 어른스러운 취향의 케이크 사이즈는 요렇고.
저번에 언급했다시피 딱 2호 사이즈입니다ㅇㅇ
자 그럼 단면, 단면을 보자꾸나.

심플하다.
4장의 시트와 그 사이사이에 얹힌 크림, 그리고 가장 위에 얄팍하게 덮힌 가나슈가 전부.
크리스마스 케이크, 하면 흔히 떠오르는 딸기나 과일 등의 알록달록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지난 주 금요일 저녁식사 후, 서비스로 받아온 이 케이크를 한 입 먹은 순간 난 다음 주말에는 이거다!!! 했다니.

이런 놈을 오늘의 커피와 함께 먹어주기. 오늘의 원두는 키쏘의 콜롬비아 나리노 슈프리모.
올만에 산미가 없는 커피를 마시니 나름 좋구만.
그리하야 입에 머금은 저놈, 줄리아르떼의 둘세의 맛은 어떤고 하니.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풍부한 둘세, 달콤한 메이플, 거기에 향기로운 시나몬의 향이 부드럽게 떠오른다.
난 이런 맛의 조합은 이곳에서 처음 먹어본 기분이었다. 무려 케이크로는 말이지.
특히 시나몬 향이 물씬인 무려 "케이크 시트" 를 드셔보신 분? 시나몬 가루를 뿌리거나 한 게 아니라 시트가 시나몬이야!!! 저 예쁜 색깔의 시트 자체가 시나몬 맛의 시트라고!!!

보통 시나몬, 하면 카푸치노 등의 위에 뿌려진 시나몬 가루를 연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얜 다르다. 시트를 머금는 순간 입 안에서 시나몬의 맛과 향이 부드럽게 떠오른다. 시나몬의 맛과 향이 훅, 하고 강하게 치고 들어오는 게 아니라 " 부드럽게 떠오른다 " 라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그런 맛이 입 안에 감도는 순간 부드럽고 풍부한 둘세 크림과 달콤한 메이플의 맛과 향이 입안을 멤돌며 감싸온다고나 할까. .....설명하기 어려운데 그런 느낌이다. 그리고 가장 끝에 살짝, 아주 미묘하게 지나가는 뭔가..는 느끼는 분만 느끼는 것으로ㅎㅎㅎ 사실 선생님께서 알려주시기 전에 나도 얘는 느끼지 못할 뻔..느끼지 못하는 게 이상한 건 아닐 정도니 너무 신경쓰지는 마시고 ^^; 그런데 이렇게 보니, 더운 날보다는 추운 날, 가을~겨울에 어울리는 맛의 조합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는 하는구나ㅇㅇ

난 이 케이크가 마음에 들었었다. 한 피스 서비스로 받아서 한 입 먹어보고 아, 이거다, 했을 정도로.
그래서 어젯밤 언니들한테 (오래비는 제외(..)) 단톡을 넣었지. 날도 날이니만큼 케이크 한 판 사다놨으니 와서 드시라고. 오늘 온다고 한 분들께 이놈 한 조각과 커피 한 잔 or 따끈한 쿠스미 티 한 잔을 대접하면 어떤 말을 할지 궁금하네.

시나몬을 싫어하는 분들 제외, 남녀노소 취향탈 일 절대 없는 케이크.
크리스마스 케이크로도 추천 가능. 박스를 연 순간,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은 것 같았다니ㅎㅎ
그래도 어린아이들이 있는 집보다는 어른들만 있는 곳이 어울리지 않을까..싶긴 하다. 아이들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라기 보다는 어른스러운 맛과 모양의 케이크였다. 아, 문제는 얘는 100% 예약을 필요로 한다는 것. 물론 숍에서는 조각으로 맛을 보시는 것도 가능합니다ㅇㅇ

그리고.

따로 챙겨주신 이 크리스마스 피스를 쓰지 못한게 살짝 그렇기는 하다.
하지만 저것으로도 충분했어요. 감사합니다, 사장님, 생각지도 못했던 선물 잘 받았습니다 ^^a

덧글

  • Nora 2018/12/23 11:43 #

    전 크리스마스 케익은 초코케익이라는 느낌이 있어서 바로 생일에는 딸기케익이라서 그런지.. 작년에 스벅 미니 돌돌이 초코케익 사달랬더니 호두치즈케익 사와서 서러움 폭발.. 근데 나중에 가격 보니 그게 제일 비싼거라 만족ㅋㅋㅋ 게다가 생각보다 맛있더라구요 늘 시디판 크기만 보다가 간만에 레코드판 크기네요 어제 백화점 1층 갔다가 여기 저기서 트리 봤었는데 지하로 내려오는 순간.. 녹색 바나나를 꺼꾸로 해서 리스처럼 연결해 만든 트리가 있었는데.. 아 여긴 지하1층이 다했구나.. 하는 생각이 게다가 늘 왜 인기있는지 모르겠는 움트 등등이.. 크리스마스라고 화력이 장난 아니더라구요 정말 한철 장사인지 벌써 디데이 2일 이네요
  • 笑兒 2018/12/25 13:18 #

    와- 정말로 간만에 탄성나오는 너무나도 멋진 케이크에요!! :D
    이런 케키라면 뷔슈드노엘을 당연히 포기하고 말고요.........암암.... (읭?!!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_^)//
  • MigKei 2018/12/25 18:43 #

    케이크 트리 장식 참 이쁘네요...ㅎㅎ
    시나몬 들어간 건 당근 케이크밖에 경험이 없는지라 어떤지 상상하기가 쪼~끔 어려운데 달달하니 좋을 거 같네요.
    저희집은 그냥 동네 고구마 케이크 먹었습니다ㅎㅎ 맛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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